╰┈➤ CHARACTER/Profile (1)
이와나미 쇼타 | 실험동a IF

 

✔ 본문에서 사용된 ‘소년’은 성별을 지칭하는 인칭대명사로 사용된 것이 아닙니다.

 

 

 

 

 외관 

 

10년의 시간 동안 군청색의 머리카락이 제법 많이 자랐다. 골반을 조금 웃도는 정도. 걸리적거리기는 하지만 자르지도, 묶지도 않았다. 본인의 말을 들어보면 그것으로나마 시간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런다고 남의 손길을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는 걸 보아하니 머리를 묶지 않는 이유는 그저 자기 관리에 그렇게 공을 들이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눈에 거슬리는 앞머리만 대충 정리하다 보니 비대칭의 옆머리는 여전했다. 외에는 여전했다. 그래, 마치 사람 같지 않은 희미한 웃음과 그 소름 끼치는 거울 같은 눈동자는 여전했다고. 아니, 그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보다 더 본질적인 것을 투영하고 있었다. ‘인격’ 혹 ‘본질’이라 여겨질 것을… 소년은 그 자체로 상대를 보여주는 거울이었다.

 

연구원이라는 이름을 모방한 착장이었다. 검은 테 안경에 예전에 입었던 흰색 셔츠(기장이 종아리 아래를 웃돌고 있어 안이 보일 일은 보통은 없었다.) 위로 흰색 가운을 걸쳤다. 평소에 활동할 때는 잘 걸치고 다니지 않지만 나설 때만 흰색 가운을 걸친다. 전보다 더 야위어진 소년에게는 이제 봄의 바람조차도 추웠다. 신발은 누가 억지로 신지 않는 한 신고 다니지 않았다, 애초에 햇빛 받지 않는 실내 생활에 익숙해지기도 했고. 남이 챙기지 않으면 신발이라는 존재를 까먹고 살다 보니 발에 잔상처가 많다. 뭐, 아무래도 좋을 것들이지만.

 

재단 W 경과 관찰 담당 연구원, 임시로 부여된 직함일 뿐 실질적인 권한X

 

 

 

 

BODY Memory. S / surreal 아주 이상한, 비현실적인, 꿈같은, 초현실.

스테이터스 근력 5 민첩 3 방어 2 행운 2 

 

메모리 스킬 2턴간 근력/민첩 중 더 높은 수치를 가진 스테이터스+5

스킬 사용 동안 본인이 받는 데미지 +50% 증가. 1턴에 사용 불가

 

 

 설정 

 

실험의 여파로 전신 통증을 호소하나 타인에게 내색하지 않는다. 객관적으로 따져보았을 때, 소년이 재단을 떠나게 된다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곧장 병실로 옮겨질 정도로 몸이 약해진 상태이다. 이런 점을 이용하여 소년에게 실험에 영향이 가지 않을 수준의 진통제 혹 수면 유도제를 조건으로 실험동 내 실험체의 경과 관찰 기록을 부탁했으며, 소년은 수락했다.

 

소년은 실험을 거듭할수록 관찰력이 뛰어나졌는데, 상대의 외적 상황뿐만 아니라 '인격'과 '본질', 혹 ‘감정의 변화’ 등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요소 또한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수준이 되었다. (덕분에 그를 통해 받은 경과 관찰 기록문은 많은 도움을 주었다.) 문제는 그만큼 본인의 자아 정립이 되지 않아 혼란을 겪었다. 간혹 이름을 잊거나 하는 등의 일이 간혹 발생한다, 인적사항을 간단하게 알려주면 돌아오니 참고할 것. 2년 후 소년은 좀 더 제대로 관찰하기 위한 안경을 요청했고, 연구원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승인하였다. 

 

소년이 이런 뛰어난 관찰력을 가진 데에는 소년의 성정이 크게 한몫했다고 여겨진다. 소년은 시혜적인 태도로 타인에게 삶의 목적성을 부여해 주는 등 타 실험체들의 자아가 무너지지 않도록 도왔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여러 갈래의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더욱 자신의 존재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즉, 자아 확립이 되지 않은 채로 몸만 자란 것이다.

 

알 속의 세계는 좁긴 하지만 안락했고, 날개를 펼칠 생각조차 들지 않았으며, 사실 펼칠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담담히 사실을 받아들였다. 낙관론자도, 비관론자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실험이 누적될수록 어렴풋이 자신에게 적출될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시점부터, 대화하는 상대에 따라 원하는 모습을 표방하기 시작했다. 기워진 인격은 초현실주의 기법을 떠올리게 했다. 소년은 무엇이든 될 수 있었고, 동시에 그 무엇도 될 수 없는 존재였다.

 

좋고 싫음 희로애락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동의 아이들에게 시혜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일면은 지독한 방관을 내포한다. 염세적이며 인간의 목숨 가치 뚝 떨어져 그저 죽는다는 두려움조차도 소거되었다. 그런 소년이 원하는 건 단 하나였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자신의 세계를 부술 수 없으면 그 세계에서 평생을 살 수 있도록 만들면 되는 것이었다. 너무나도 간단한 답을 도출하고는 저항 없이 재단에 협력했다.

 

[ 주의 ] 타인과 재단에게 폭력성을 보인 적 없는 소년이 유일하게 감정을 내비친 적이 있다. 소년의 양면성이 발현된 시점은 전투력 측정 기록을 위한 시뮬레이션 도중이었는데, 그 눈을 투영해서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감정 살의였다. 눈앞의 것을 죽이라는 명령 앞에서 여과 없이 보이는 살의, 남의 목숨 위에 서 있다는 쾌락, 소년은 다른 무엇도 아닌 투쟁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삶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후 전투력 측정 기록을 별도로 진행하지 않았다. 비록 쉽게 죽을 순 있겠지만, 우선 유효타를 먹일 수 있다는 전제 조건만 갖추어진다면 존재 자체로 살아있는 병기라는 사실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마찰이 불가피해진 지금 상황에서는 최대한 자제력을 가진 존재를 덧붙여 자신을 불태우고자 하는 투쟁심을 상쇄시킬 것을 권장한다. 

 

[ 추가 관찰 결과 ] 예상대로 소년은 '싸우는 도중' 급격하게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며 이는 억눌려있던 폭력성을 표출할 곳을 전투를 통해 해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는 이유로 살생에 큰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발견되었다. 오히려 재단 측이 제시한 비전을 알려주며 상대를 완전히 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이니 소년의 배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소년은 분명 모르고 있겠지만, 소년의 염원은 곧 재단의 염원과 일치해 보이기도 했다.)

 

 

 

                   

전신은 지인분의 커미션입니다. 감사합니다!

 

 

yunicorn